조선업 시황 회복 아직 멀었다...수주잔량 15년 만에 최저

-4월 수주잔량 8120만t, 2004년 이후 최저치

[더구루=김병용 기자] 조선업이 여전히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전 세계 수주잔량(오더북)은 3202척, 8120만t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고, 금융 위기 당시인 2008년과 비교해도 60% 수준이다.

 

수주잔량은 선사가 조선소에 발주했지만 아직 인도되지 않은 선박을 말한다. 수주잔량이 낮다는 것은 발주량보다 줄어드는 일감이 더 많다는 뜻으로, 시황이 정상화되지 못했다는 얘기다.

 

올해 1~3월 글로벌 선박 누계 발주량은 573만CGT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996만CGT 대비 42% 하락한 수치다. 전체 발주량 중 중국은 258만CGT를 수주해 45% 수주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은 162만CGT로 28%의 수주 실적을 기록해 2위를 차지했다.

 

국내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조선·기타운송의 경기실사지수(BSI)는 88을 기록했다. 전 분기인 82보다는 올랐지만 상승폭은 미미했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기준점인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 100이하일 경우 체감 경기가 나빠졌다는 것을 뜻한다.

 

산업연구원은 조선업 BSI의 상승폭이 적었던 이유에 대해 "1분기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예상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의 부진했던 선박 수주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선종 구성은 과거와 달랐다. 2008년과 비교해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이나 크루즈선 등 기술력이 요구하는 선박의 비중이 높아진 반면, 탱커와 벌크선 비중은 낮아졌다.

 

LNG 운반선 비중은 2008년 2%에서 올해 4월 13%로 11% 포인트 증가했다. 크루즈선도 같은 기간 2%에서 12%로 늘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시황 회복이 여전히 더딘 상태"라면서도 "국내 조선업체들이 강점을 가진 선박의 발주가 조금씩 늘고 있는 점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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