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대한 불신' 홍콩 시위가 타오르는 이유

[더구루=홍성일 기자] 지난 9일 홍콩시민 100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범죄인 인도 법안'을 반대하며 홍콩섬 빅토리아공원을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9일에만 주최 측 추산 103만명의 홍콩시민이 중국과 홍콩 행정부를 향해 '민주주의'를 파괴할 수 있는 행위를 하지말라고 소리쳤다.  시위대의 규모는 점점 커져갔고 전 세계에서도 이들의 외침에 동참의 뜻을 보내왔다. 

 

그리고 15일 홍콩의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캐리 람 행정장관은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의 무기한 연기를 발표했다. 중국 정부도 이에 발맞춰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미국을 겨냥해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런 일련의 유화책이 등장했지만 홍콩 시위의 규모는 더 커졌다. 

 

16일 시위에는 집회 측 추산 20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쏟아져 나와 한 목소리로 "완전한 철회"를 외쳤다. 홍콩 인구 744만명 중 30% 가까이가 거리로 쏟아져 나온 셈이다.

 

왜 홍콩 시민들은 '보류'라는 결과를 얻어냈음에도 더 크게 목소리를 냈을까.

 

이번 시위는 단순히 '범죄인 인도 법안' 만에 문제가 아닌 1997년 반환 이후 쌓여있던 중국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다 터져나온 것이라고 분석된다.

 

◇중국에 대한 불신

 

많은 사람들은 홍콩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중국 정부와 사법체계에 대한 불신이 크다고 말한다.

 

1997년 홍콩 반환 당시 중국이 약속했던 '고도의 자치'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포함한 홍콩 외부의 법률 집행기관들이 홍콩 내부에서 활동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었다. 

 

하지만 시진핑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런 약속이 흔들리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2015년에 발생한 '홍콩 퉁뤄완 서점 관계자 5인 실종사건'이다.

 

퉁뤄완 서점은 중국 본토에서는 금서로 지정된 책들을 팔아 상당한 수익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나 중국 공산당 내부의 권력 투쟁, 스캔들을 다룬 책들이 많았다.

 

2015년 퉁뤄완 서점의 관계자들은 '시진핑과 그의 여섯 여인'이라는 책의 출판을 준비하다.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퉁뤄완 서점의 주주 중 한명인 '뤼보'가 2015년 10월 14일 사라졌다. 그리고 10월 17일 태국에 있던 '구이민하이'도 사라진다. 그리고 서점의 점장인 린룽지와 점원 장즈핑이 2015년 10월 24일 선전에서 사라진다. 

 

하이라이트는 '리보'라는 인물의 실종이다. 그는 본토에만 가지 않는다면 잡혀가지 않을 것이라 판단 홍콩에 머물고 있었다. 

 

하지만 2015년 12월 30일 홍콩에 있던 그가 사라졌다. 홍콩인들을 경악시킨 사건이었다. 그 후 뤼보, 장즈핑, 린룽지, 리보 등은 홍콩으로 돌아왔지만 구이민하이는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의 전말은 2016년 6월 린룽지가 용기를 내 전말을 폭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중국 정부에 의해서 끌려가 조사를 받았다는 것. 

 

이 사건뿐만이 아니였다. 

 

2017년 1월에는 홍콩의 부호인 샤오젠화를 홍콩 시내에서 납치해갔으며 같은 해 8월에는 홍콩 민주당의 하워드 람 당원을 중국 보안요원이 홍콩 시내에서 납치해 고문했다는 소식마저 전해졌다. 

 

여기에 올해 4월에는 2014년 '우산 혁명'을 이끌었던 지도자 9명에게 유죄가 선고되며 중국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홍콩 시민들에게 답을 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사건들은 쌓이고 쌓여 중국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불만을 키웠다. 

 

◇더 깊숙이 있는 경제적 피해

 

1997년 홍콩이 반환된 이후 겉으로는 홍콩 경제는 중국과의 연결로 반환 이후 경제규모는 2배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안으로는 높아지는 실업률, 살인적인 부동산 가격 등에 신음하고 있다.'동양의 진주'가 빛을 잃고 있다는 평가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홍콩의 부동산 가격이다. 홍콩의 20평형 소형 아파트의 가격은 20억 이상을 호가한다. 홍콩의 명목상 1인당 GDP가 4만8829달러(약5794만원)으로 단순히 수치상으로만 비교해도 얼마나 가격이 높은지 알 수 있다. 

 

실제로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을 보더라도 홍콩은 49.4로 싱가포르 21.4, 한국 21.1에 두배에 이른다. 번 돈을 한 푼도 안쓰고 모으며 집을 사는데까지 49년 이상이 걸린다는 얘기다.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는 대륙에서 넘어오 투기 자본이었다. 홍콩 시민들은 중국 부자들의 '검은돈' 등이 흘러들어와 집값을 2003년 이후 400% 이상 상승 시켰다는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국에서 본토인들이 넘어와 저렴한 임금을 받고 일을 하면서 임금 상승을 저해하고 있다는 생각도 많다. 여기에 고급 인력들도 대거 홍콩으로 넘어오면서 홍콩 20대들의 취업난은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시민들의 이번 시위가 '범죄자 인도 법안' 반대를 뛰어넘어 '반중국 시위'라고 볼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런 기류를 느꼈기 때문에 중국 정부나 홍콩 행정부도 일단 유화적 태도를 취할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도 많다. 

 

이런 이유로 홍콩 시위는 무역전쟁을 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에게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몽을 꾸는 중국과 그를 신기루로 만들어버리려는 미국의 싸움에 '홍콩 시위'가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주요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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