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알제리 쿼터제' 배정액 6억 달러…"CKD공장 어쩌나"

-알제리 당국, 반조립 부품 전년比 62% 축소
-현대∙기아차 현지 CKD 공장 타격 불가피

 

알제리가 현대∙기아자동차의 ‘부품 쿼터제’ 배정액을 약 6억 달러로 정했다. 기존 수입 규모를 감안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반조립(CKD) 공장 설립 등 알제리에서 세를 확장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알제리 산업부는 올해 전체 자동차 CKD·SKD(반제품) 키트 수입규모를 20억 달러로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수입액인 35억 달러의 62% 수준이다.

 

알제리 정부가 주요 완성차 브랜드 별로 배정한 쿼터는 △르노 6억6000만 달러 △폭스바겐 6억 달러 △현대차 3억6000만 달러 △기아차 3억8000만 달러 등이다.

 

금액 뿐 아니라 조립 생산 가능 모델도 제한했다. 르노 △심볼 △클리오 △산데로 3개 모델, 폭스바겐 △캐디 △골프 △옥타비아 △이비자 4개 모델 등이다.

 

기아차는 △리오 △쎄라토 △피칸토(국내명 모닝) 등 총 3개의 모델 조립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 현대차는 △투싼 △싼타페 △액센트 △쏘나타 △i20 △크레타 등 총 6개 모델로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많았다.

 

이 같은 결정은 무역 적자 확대로 인한 외환보유고가 급감에 따른 조치다. 지난 2014년 2000억 달러를 상회했던 알제리의 외환보유고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올해 1월 기준 798억 달러에 그쳤다.

 

2016년 처음 도입된 쿼터제는 현지 생산 업체를 중심으로 쿼터를 배정해 현지 생산을 유도함으로서 자동차 산업을 활성화 시키려는 정책이었다. 그러나 국가 재정이 악화되자 수입 축소를 위한 수단으로 변모했다.

 

알제리 정부는 일단 승용차에만 이를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용차 수요를 의식한 것이다. 지난 1~4월 상용차 조립키트 수입액은 3억700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13.8% 증가했다.

 

그러나 알제리의 무역적자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쿼터제가 상용차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올 4월 기준 알제리 무역적자는 18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확대됐다.

 

이에 최근 현지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현대차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알제리에 상용차 합작법인을 설립한 뒤 상용차 CKD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초기 6500대 규모 생산능력을 가진 바트나주 제르마산업단지 CKD공장은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또한 알제리를 교두보 삼아 중동 진출을 꾀하고 있는 기아차의 행보에도 제동이 걸렸다. 기아차는 지난해 알제리에 승용차 CKD 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올해 현지 합작사 글로비즈와 상용차 CKD 공장 건립을 검토 중이다.

 

김희경 알제리 알제무역관은 “이미 지난 1분기 알제리 자동차 부품 수입은 9억2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오는 7월이면 정부가 정한 할당량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현지 전망”이라며 “산업 위축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7월 예정됐던 총선이 연기되는 등 정치 상황도 좋지 않아 분위기가 쉽게 풀리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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