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9년 방치' 칠레 땅에 태양광 발전소 들어선다

-박일준 동서발전 사장, '코이카 소유' 테노농장 직접 실사
-칠레 분산형 태양광 발전사업 일환…'폭탄돌리기' 피해자 지적

[더구루=김병용 기자] 한국동서발전이 정부가 39년 전에 구입한 남미의 땅을 태양광 발전소로 개발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일준 동서발전이 지난 7일(현지시간) 칠레 린코나타 태양광 발전소 착공식에 참석한 뒤 차량으로 이동해 코이카(KOICA) 소유의 '테노 농장'을 방문했다.

 

이 농장은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동북쪽으로 200km 떨어진 테노 지역에 위치한 한국 국유지다. 박정희정부가 1970년대 인구분산 및 식량확보를 위해 남미지역으로 농업이민을 장려하면서 이들의 생활지원을 위해 1980년 12월 53만2900달러를 들여 구입했다.

 

하지만 185㏊ 규모의 테노 농장은 칠레 정부가 이민관계법을 제정하기도 전에 사들여 개발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현재 칠레 현지인에게 임대해 발생하는 수익은 정부가 같은 목적으로 1978년 8월 구입한 아르헨티나 야따마우까 농장 관리비를 충당하는데 쓰이고 있다.

 

정부가 수십억의 국민 혈세로 사들인 남미의 한국 땅이 수십 년째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온 이유다. 외교부, KOICA, 농어촌공사 등 관계기관은 사후관리를 놓고 그동안 몇 차례 업무조정을 시도했으나 무산됐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였다.

 

결국 동서발전이 나섰다. 박일준 사장은 이날 테노 공장을 찾아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기 위한 부지를 직접 둘러보고 수행 인력과 실사작업을 벌였다. 동서발전은 이를 토대로 태양광 발전소 설립을 세부 계획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동서발전이 해결사로 나선 것은 '칠레 분산형 태양광 발전사업'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지에서 추진하는 태양광 발전사업을 벌이는 동서발전이 정부 입장에서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테노 농장을 떠안았다는 얘기다.

 

칠레 분산형 태양광 발전사업은 동서발전이 대림에너지와 손잡고 칠레 중부 및 북부 12개 사업지에서 총 용량 105MW의 분산형 태양광 발전사업에 공동으로 투자하고 25년간 운영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박 사장이 이날 착공식에 참석한 린코나타 태양광 발전소도 이 사업의 일환이다. 동서발전은 이를 통해 현지 내 화력발전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CO2) 양을 감축해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이 인정되는 10년 동안 약 140만t의 온실가스 감축을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칠레 분산형 태양광 발전사업은 동서발전이 남미 투자형 발전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라며 "테노 농장은 사업 구상단계에서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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