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대우' 기업결합 신청서 제출한 날, 中도 합병 발표

-1일 CSSC·CSIC 증권거래소에 합병 관련 문서 제출
-韓·中 조선업계, 몸집 키우기 경쟁…글로벌 조선업계 지각 변동 임박


[더구루=길소연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핵심 절차인 기업결합 신청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중국도 자국 조선소 합병을 확정하는 등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가 빅3에서 빅2로 재편해 독주체제로 가속화될 조짐이 보이자 중국도 자국 조선소 구조 재편을 통해 몸집을 키워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영조선소인 중국선박공업(中船舶工業·CSSC)와 중국선박중공(中船舶重工·CSIC)은 지난 1일(현지 시간) 증권거래소에 합병 관련 문서를 제출하면서 합병을 확정지었다. 

 

CSSC는 "합병을 위해 전략적 구조 조정을 계획 중으로 (합병) 계획과 관련해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합병 사실을 발표한 건 정보를 적시에 공정하게 공개하고,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 1, 2위 조선업체 중국선박중공(中船舶重工·CSIC)과 중국선박공업(中船舶工業·CSSC)은 합병을 위해 국무원의 기본 승인을 받았다. 그동안 양 그룹은 통합 전 실적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경영위기를 맞은 자회사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수주 실적으로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CSSC그룹 전체의 수주 잔량은 5744CGT(표준화물선환t수)에 달하며, CSIC그룹 전체의 수주잔량은 2082CGT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량 1위인 현대중공업그룹은 1만1145CGT, 2위 대우조선은 5844CGT를 기록해, 중국 조선소가 합병할 경우 단숨에 현대중공업그룹의 뒤를 잇는 글로벌 메가 조선사로 거듭나게 된다.

 

중국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두 거대 국영 조선업체는 마침내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된 대형 대형 선박을 확인했다"며 "이번 제휴는 현대중공업의 한국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걸맞은 새로운 규모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국 조선업계가 합병에 박차를 가하는 날 공교롭게도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은 한국공정거래위원회에 대우조선해양과 기업결합 심사 신청서를 제출해 합병을 서둘렀다. 

 

업계는 양국 조선업계가 서로를 견제하며 합병에 속도를 내는 것을 두고 합병으로 조선 경쟁력을 갖춰 글로벌 조선시장의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행보로 보고 있다. 조선업체 난립으로 인한 과당경쟁과 저가수주가 이어지자 통합작업으로 몸집을 키우겠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기업결합 신청을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해양 부분 중간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이 대우조선해양 주식취득과 관련한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한 것.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신고일로부터 30일이고, 필요하다면 9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다만 이 기간은 자료 보정 기간이 제외된 순수한 심사 기간으로 실제 심사 기간은 120일을 넘어설 수도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국조선해양은 이 기업결합에 대해 전 세계 경쟁당국 중 한국 공정위에 가장 먼저 정식 신고서를 제출했다"며 "공정거래법 법령과 관련 규정에 따라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은 한국 공정위를 비롯해 유럽연합(EU)과 일본, 중국, 카자흐스탄 등 5개 심사 대상국을 확정했으며 추가로 기업결합 대상 국가를 검토해 신청할 계획이다. 최대 난관으로 관측되는 EU의 심사는 사전협의 절차에 따라 이미 4월부터 협의중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거대 조선소 간의 합병을 추진하는 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간의 합병을 추진 중인 한국 정책당국의 고민과 비슷하다"며 "조선업체 난립으로 인한 과당경쟁과 저가수주가 중국에서도 상당한 골칫거리라 기업 합병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