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항공업계 "수출 규제 역풍 현실화" 우려

-티웨이항공, 인천/부산~사가 노선 운휴 검토 
-야마구치 사가현 지사, 협상 통해 "노선 유지" 최선 

[더구루=길소연 기자] 일본 항공업계가 한국 수출 규제 역풍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 수출 규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됨에 따라 한일 항공 노선이 줄어들거나 중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티웨이항공이 부산/무안~오이타 노선 운항 중단을 결정한 데 이어 추가 노선 운휴를 검토해 역풍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인천~사가, 부산~사가 노선 감편 및 운휴를 검토하고 있다.

 

일본 사가현의 야마구치 요시노리 지사는 지난 19일(현지 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항공사 측에서 (해당 노선) 탑승률이 떨어져 운휴나 감편을 검토중"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협상을 통해 타격을 최소화하겠다"라고 밝혔다. 
 
야마구치 지사는 사가 노선 운항 중단 배경에 대해 "양국 관계 악화로 인해 탑승률이 저조하고, (한국에서) 해당 노선 광고 및 홍보할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일본 규슈 사가는 한국의 서남해안과 비슷하며 골프 천국이자 미인 온천으로 유명하다. 특히 사가현은 인바운드 고객이 전체의 약 90 %를 차지하고있어 노선 운항 중단의 영향은 크다. 

 

실제 사가현 공항에 따르면 인천~사가편의 4~6월 평균 탑승률은 70.6%로 작년 평균과 비교해 8~10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인천~사가 노선 이용객은 1일 1왕복 기준 총 12만5104명이 다녀가는 등 인기 노선이있다. 첫 취항 당시 평균 탑승률은 90%에 육박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2013년 인천~사가 노선에 취항해 주 3회 운항 중이며, 지난해 12월 신규 취항한 부산~사가는 주 4회 운항 중이다. 

 

일본 항공업계는 티웨이항공을 시작으로 한국 항공사 측이 잇따라 일본 노선 비운항에 나설까봐 내심 긴장하고 있다. 현재 일본 노선을 다량 보유한 저비용항공사(LCC) 위주로 비운항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9월부터 부산~일본 오사카(주 4회)·삿포로(주 3회)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에어부산은 대구∼오사카 노선을 주 2편에서 1편으로 감축 운항한다. 대구∼도쿄 노선은 아예 운항 중단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서울 등 다른 LCC도 여름 성수기 시즌이 지나고 일본 노선 구조조정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한국 항공업계의 운항 중단 움직임이 엿보이자 일본 항공업계와 여행업계는 수출 규제 역풍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 관광국(JNTO)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753만명으로 일본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중국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총 386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일본 집권 여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을 확보,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한국의 수출규제가 장기화 돼 항공여객 감소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일본 국민의 절반 가량은 아베 정권이 한국에 대해 단행한 수출규제 강화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다바타 히로시 일본 관광청 장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수출 규제 강화 이후 한국 단체 관광객의 일부 취소가 있었다"면서도 "대다수를 차지하는 개인 여행의 영향은 제한적이라서 아직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 여론의 동향에 따라 일본 관광을 자제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라며 "관광 교류는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의 기반이므로 앞으로도 교류 확대를 위해 정보 발신과 대책 마련에 힘쓰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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