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카에 꽂힌 中 부동산기업…배터리 3총사 기회 잡다

[더구루=김병용 기자] 막대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중국 부동산개발기업들이 전기차 등 친환경차 산업에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속된 부동산 규제와 경기둔화로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면서 새로운 투자처로 친환경차를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때마침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도 단계적으로 폐지되고 있어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한테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20개월 만에 전기차 생산체제 구축한 자금력

 

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부동산기업 헝다그룹은 지난 6월 선양시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전기차와 배터리 모터 등을 생산하는 공장 3곳을 설립키로 했다. 총투자액은 1200억 위안.

 

헝다는 같은 달 광저우시와도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체결했다. 지난 1월엔 스웨덴 전기자동차 브랜드 내셔널일렉트릭비히클스웨덴(NEVS)를 인수했다.

 

헝다의 전기차 투자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6월 전기차 스타트업 패러데이퓨처의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3개월 뒤에는 중국 최대 자동차 판매기업 광후이그룹을 품에 안았다.

 

스웨덴 완성차 제조사 코닉세그와 합작사를 설립해 자동차 연구개발 능력을 갖췄고, 전기차 기업 카넷 인수해 일본 첨단 배터리 기술을 확보했다. e트랙션과 프로틴에도 투자했다.

 

전기차 출시에 필요한 모든 기술과 생산 열력을 확보한 셈이다. 무엇보다 헝다가 지난해 1월 친환경 자동차 산업 진출 계획을 공식 발표한 뒤 20개월 사이에 벌어졌다는 것이다.

 

비단 헝단 뿐 아니다. 바오넝·완퉁·화샤싱푸·비구이위안 등 중국 유력 부동산개발기업은 친환경차사업에 뭉칫돈을 쏟아 붓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이 최근 3년간 친환경차 산업에 투자한 액수는 4000억 위안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고등 커진 中 부동산 시장…투자처 고심

 

중국 부동산개발기업의 외도는 기존 방식으로 돈을 벌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지속된 부동산 규제와 경기둔화로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면서 부동산개발기업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만 문을 닫은 부동산기업이 300곳에 달한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의 기조는 바뀌지 않고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중공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중국 정부는 "부동산을 단기 경기부양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다"라는 방침을 확고히 밝혔다.

 

중국 주요 매체들은 "정부가 부동산이 경기부양 정책이 될 수 없음을 구체적이고 단호하게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날 회의 결과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평가했다.

 

◇한국 배터리 3사, 중국서 재기 발판 마련

 

한국 배터리 업체에는 고객사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기회다. 보조금 정책 완화로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밀리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당국은 올해부터 주행거리 250km 미만 차량의 구매 보증금을 폐지하고, 주행거리 250km 이상 차량의 보조금은 50% 이상 삭감한다. 내년에는 전기차 보조금이 전면 폐지된다.

 

코트라 선양무역관 관계자는 "보조금 폐지로 기술력이 비교적으로 취약한 업체들이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며 "기술력이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를 찾는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늘어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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