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꼼수 백태]⑦ 아들 지주사·딸 '알짜' 계열사…윤동한 한국콜마 전 회장 '빅픽처'

-윤상현 사장 에치엔지 지분 팔아 승계 자금 확보
-'윤상현 최대주주' 콜마파마 내부거래 5년간 50% 돌파
-콜마홀딩스·내츄럴스토리 내부거래 90% 이상

 

'누워서 떡 먹기'

중견기업들의 일감 몰아주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중견기업은 감시망을 피해 계열사를 부당지원하고 사익을 편취해왔다. 현행 공정거래법이 자산 5조원 이상의 재벌만 규제 대상으로 삼아서다.

중견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이를 집중 조사하기로 했다. 중견기업이 공정위의 새 타깃이 된 가운데 매일뉴스에서 이들의 일감 몰아주기 실태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719억원짜리 회사를 굴려 4832억원짜리 기업을 지배한다. 이 같은 '마법'을 가능하게 한 주인공은 최근 유튜브 강제 시청으로 논란이 된 한국콜마 윤동한 전 회장이다.

 

윤 전 회장은 아들과 딸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에치엔지에 일감을 몰아줘 이들 회사의 매출을 키웠다. 아들은 덩치가 커진 회사 지분을 팔아 지주사의 지배력을 높이고, 딸은 알짜 회사에서 수익을 챙겼다. 에치엔지에 이어 최근엔 콜마파마까지 경영권 승계의 자금줄로 이용, 그룹 전반에 걸쳐 총수 일가의 영향력이 짙어졌다는 평가다.

 

◇2세 승계 핵심 '에치엔지'… 콜마 '지원사격'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제조·판매 업체 에치엔지는 지난 2014년 785억원이던 매출은 2016년 1584억원으로 폭증했다. 영업이익은 24억원에서 59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에치엔지가 고속성장한 배경은 한국콜마의 일감 몰아주기에 있다. 에치엔지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4년부터 3년 연속 30%를 넘어섰다. 내부거래의 핵심은 한국콜마다. 2016년 에치엔지의 내부거래액은 502억원으로 이중 한국콜마와의 거래는 426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내부거래의 90%에 해당한다. 2014~2016년 당시 한국콜마의 최대주주는 윤 회장이다.

 

윤 전 회장이 한국콜마를 내세워 일감을 몰아주며 에치엔지 지분을 확보한 아들 윤상현 한국콜마 사장과 딸 윤여원 전무의 사익 편취를 조력(?)한 셈이다. 윤 전무는 2014년 말 에치엔지 지분이 41.36%에 달했다. 2016년 39.06%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

 

윤 사장은 한국콜마의 지원 사격으로 덩치가 커진 에치엔지의 지분을 순차적으로 매각했다. 2014년 말 18.64%에 달한 지분은 2016년 11.14%로 줄였고 2017년 이마저 팔았다. 콜마비앤에이치가 지분을 모두 사며 1대 주주로 등극했다.

 

지분 매각으로 번 자금은 증여세 확보에 쓰였다. 윤 사장은 2016년 말 윤 전 회장으로부터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10%(167만 5000주)를 물려받았다. 해당 주식 가치는 550억~600억원에 이른다.

 

한국콜마는 윤 전무가 가진 에치엔지 지분 전량도 매각하며 일감 몰아주기 해소에 나섰으나 윤 전무의 입김은 여전하다. 윤 전무는 에치엔지의 대표이사다. 작년 말 기준 에치엔지 지분 100%를 가진 콜마비앤에이치의 지분 4.36%를 소유해 간접적으로 일감 몰아주기의 수혜를 입고 있다. 에치엔지는 지난해 매출 627억원 중 459억원을 내부거래에서 거뒀다. 

 

◇'오빠 밀어주는 동생'…콜마파마-에치엔지 '공생'

 

에치엔지는 의약품 제조업체 콜마파마의 내부거래 문제를 거론할 때 핵심에 있는 회사다. 콜마파마는 2014년 이후 5년간 내부거래 비중이 40%를 넘었다.

 

지난해의 경우 316억원의 내부거래액을 올렸는데 절반이 넘는 176억원이 에치엔지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2017년과 2016년에는 에치엔지와의 거래액은 302억원과 240억원에 달한다.

 

콜마파마는 윤상현 사장이 작년 말 기준 8.55% 지분을 가져 콜마홀딩스(69.43%)에 이어 2대 주주다. 윤 사장의 지분은 2014년 말 이후 변함이 없었다. 사실상 동생인 윤 전무가 일감 몰아주기로 윤 사장의 배를 불려주는 셈이다.

 

윤 사장은 콜마파마의 높은 지분을 토대로 그룹 경영권의 안정적인 승계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회장이 유튜브 강제 시청 사건 여파로 물러나면서 한국콜마는 2세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 콜마홀딩스 지분은 작년 말 기준 윤 전 회장이 28.18%, 윤 사장이 17.43%, 윤 전무 0.11% 등이다. 

 

◇콜마홀딩스·내츄럴스토리 내부거래율 90% 이상

 

윤 전 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콜마홀딩스는 내부거래율도 90%를 넘는다. 지난해 매출액 274억원 중 98% 이상인 269억원이 내부거래에서 나왔다. 2014년부터 지난 5년간 내부거래율이 99%에 이르렀다.

 

콜마홀딩스는 내부거래가 한국콜마에 집중됐다. 작년 기준 한국콜마와의 거래액은 221억원에 달했다. 콜마비앤에이치와의 거래액도 41억원에 달해 한국콜마 다음으로 높았다.

 

화장품 비상장사인 내츄럴스토리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내부거래액은 377억원에 달해 매출의 92%를 차지했다. 2014년 이후 내부거래율이 90%를 넘었다.

 

내츄럴스토리의 지분 구조는 2015년 감사보고서 기준으로 성보경씨(50%)와 신경희씨(33.33.33%), 박정근씨(16.67%)가 보유했다. 이들 3명은 모두 그룹에서 중역을 맡거나 창업 초기부터 함께 일해 보은성 일감 몰아주기란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