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 베트남 남북고속도로 국제입찰 전격 취소…현대·GS·대우·롯데·포스코 '허탈'

-24일 베트남 교통운송부 사전자격심사 결과 발표
-"심사통과 업체 소수 불과…베트남 건설사만 자격 부여"

 

[더구루=김병용 기자] '5조원' 규모의 베트남 남북고속도로 사업의 국제입찰이 전격 취소됐다. 중국 업체들과 치열한 수주 경쟁을 대비하고 있던 국내 건설업계는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교통운송부 지난 24일(현지시간) 베트남 남북고속도로 프로젝트 8개 구간에 대해 사전자격심사 서류를 접수한 건설사 60곳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 결과를 보면 4개 구간에서는 심사를 통과한 건설사가 한 곳도 없었고, 2개 구간은 통과 업체가 1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구간은 사전심사 통과업체가 2곳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교통운송부는 예상보다 통과업체가 적다고 판단하고 남북고속도로 프로젝트 8개 구간에 대한 국제입찰을 취소하기로 했다. 대신 자국 건설사만 응찰할 수 있도록 입찰방식을 변경한다.

 

이에 따라 사전자격심사 서류를 제출한 한국 건설들은 물론 중국과 프랑스, 일본 업체들도 입찰에 참여할 수 기회가 원천 봉쇄됐다.

 

베트남 정부가 자국 업체에만 기회를 줄 것이라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건국 이래 최대 토목사업을 외국 업체가 맡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여론이 비등했기 때문이다.

 

자격심사가 지난달 끝났지만, 발표가 한 달 가까이 늦어진 점도 베트남 정부가 여론을 의식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을 실었다.

 

베트남 정부도 이를 숨기지 않았다. 교통운송부는 이날 입찰방식을 바꾸면서 “국가 인프라 건설 분야에서 베트남 기업의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월 진행된 사전자격심사에는 건설사 60곳이 관련 서류를 접수했다. 절반가량은 중국 기업이었다. 베트남 건설사 15곳도 서류를 제출했고 프랑스 기업도 참여했다.

 

국내 건설사들은 진행하는 8개 프로젝트 가운데 3개 구간에 출사표를 던졌다.

 

대우건설은 탄 호아-응에 안 구간에 대한 사전자격심사 서류를 제출했다. 응에 안-하띤 구간은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참여했고, GS건설은 판 띠엣-다우 지아 구간에 사전자격심사 서류를 제출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그럼에도 베트남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추가로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베트남 남북 고속도로 프로젝트는 총 11개 프로젝트로 구성되며 이 중 8개 프로젝트가 민간합동(Public-Private-Partnership·PPP) 방식으로 진행된다. 고속도로의 전체 구간 합산 거리는 654km이며, 총 투자액은 43억 달러(약 5조원)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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