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美서 첫 사무소 개소…"원유 도입 비용 절감"

-미국 휴스턴에 사무소 열어…SK이노 이어 두 번째
-중개업체 의존도 줄여 비용 낮춰

현대오일뱅크가 미국에 사무소를 열고 북미 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셰일오일 발굴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미국산 원유를 적극 도입하며 수입 비용을 줄여 '탈(脫)중동' 행보에 박차를 가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사무소를 열었다. 이 회사는 중국 상해와 싱가포르 두 곳에 법인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영국 런던, 베트남 하노이 등 3곳에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북미에 사무소를 연 건 처음이며 국내 정유사 중에선 SK이노베이션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사무소 설립은 원유 다변화를 위해 미국산 제품 도입을 늘리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원유 중개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며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원유시장조사업체 반다 인사이츠 설립자 반다나 하리는 "가격과 공급에서 효율성을 꾀하려는 움직임은 업계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며 "원유 중개자들이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산 원유는 비싼 가격 때문에 국내 정유사들로부터 외면을 받아왔다. 2000년대 중후반까지만 하더라도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두바이유보다 최대 7달러 이상 비쌌다. 미국이 원유 수출을 처음으로 허용한 2016년에도 WTI 평균 가격은 두바이유에 비해 배럴당 2달러 이상 높았다.

 

특히 비싼 수송 비용은 미국산 원유의 가격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주요 이유였다. 지리적으로 멀어 중동산 원유보다 수송 비용이 두 배 이상 비쌌다.

 

하지만 셰일가스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미국은 주요 수출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2016년 890만 배럴에서 2017년 940만 배럴, 지난해 1090만 배럴로 증가했다. 올해 일일 생산량은 1200만 배럴을 넘을 전망이다.

 

셰일오일의 발굴로 가격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정학적 불안으로 중동산 제품 가격이 오르는 반면 미국산 원유는 떨어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WTI 평균 가격은 배럴당 64.9달러로 두바이유(69.66달러)보다 낮게 형성됐다.

 

미국산 원유가 경쟁력을 가지며 정유사들은 도입량을 점차 늘리고 있다. 지난 7월 미국산 원유 도입량은 1478만 배럴, 도입액은 9억8290만 달러를 기록했다. 물량 기준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2470만 배럴) 다음 규모며 금액으로는 사상 최대치다.

 

현대오일뱅크 또한 예외는 아니다. 현대오일뱅크의 미국산 원유 도입량은 2017년 205만6000배럴에서 지난해 339만3000배럴로 증가했다. 전체 원유 도입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에서 2.2%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