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에 갑상선암까지…객실승무원이 달고 사는 질병

-중이염·척추질환·내과 질환 등으로 병가 잦아 
-이외에 다낭성난소증후군·갑상선암 걸릴 확률도 높아 


'하늘의 꽃'이 불리는 객실 승무원이 갈수록 웃음을 잃고 있다.  

 

안전 업무가 본연의 업무이나 고객을 상대하는 서비스직에서 오는 감정 노동도 심하고, 여기에 가해지는 신체적 증상도 상당해 중도 퇴사자가 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현직 객실승무원이 승무원 생활을 오래 할수록 각종 질병에 시달려 승무원직을 포기하고 퇴사하는 이가 늘고 있다. 여성 승무원이 시달리고 있는 질병 베스트를 꼽아봤다.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 중이염 등 이비인후과 질환이다. 

 

대한항공 5년차 현직 승무원은 "비행을 하다보면 감기에 걸리면서 중이염이 자주 온다"며 "3년차 지나면서부터는 고열과 구토도 자주 하는 등 몸에 무리가 와 올해 퇴사할 계획"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드물게는 좁은 공간 오래 갇혀 일하다보니 공황장애도 온다"며 "승객들만 봐도 숨이 턱 막히고 구토를 하는 승무원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중이염은 처음에 귀가 막힌 듯 답답하고 본인의 목소리가 울리며, 진행될수록 고막의 안쪽에 물이 차고 심할 경우 출혈을 동반한다. 신입 승무원들은 통과 의례처럼 겪는 질병으로 잦은 비행을 하면서 신체가 적응해 나간다고 한다. 

 

여성 질환을 호소하는 이도 있다. 대한항공 출신 전직 승무원 솔아씨는 "처음에 생리불순이 왔는데 병원을 가서 진료받아 보니 '다낭성난소증후군'에 걸린 것을 알게 됐다"며 "자궁에 혹이 포도알처럼 생기는 병인데 이 병으로 하혈을 자주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비행하면서 동료들에게 병명을 알리니 본인들도 걸렸다"면서 "한 비행에 2~3명은 이 병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가임기 여성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내분비 질환으로 발병율은 약 5~10%에 달한다. 희발 배란, 무배란으로 인해 희발 월경(생리불순), 무월경이 흔하고, 약 30%에서는 기능성 자궁 출혈을 나타나기도 한다. 심할 경우 불임 가능성이 높다. 

 

솔아씨는 또 갑상선 암 발병률도 높다고 전했다. 그는 "항공기 항로 운항 중 방사능에 노출돼 몸에 축적된 뒤 암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항공사에서 오래 근무하거나  면역력이 약한 경우 암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전했다. 

 

이외에 척추 질환 및 무릎 통증 등 근골격계 질환도 자주 시달린다. 승무원이 기내식 서비스 준비 중 음료를 미리 준비돼있던 서랍에서 카트 상단으로 옮기던 중 허리를 삐끗하거나, 보딩 중 승객이 자신의 수하물을 선반에 올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들어 올리던 중 손에서 수하물이 미끄러져 염좌나 타박성 입게 되는 것이다. 

 

역류성 식도염과 위염 등 내과질환도 승무원 만성 질병이다. 불규칙한 식생활에 서비스 도중 급하게 식사를 해결하다 보니 소화 기관에 무리가 온 게 화근이다. 또 기내 기압 차로 인한 신체적 압박으로 혈액순환 등에 어려움이 있고, 불규칙한 생활 리듬과 스트레스가 더해져 내과 질환에 걸리기 쉽다. 

 

이렇다보니 승무원 병가율은 일반직보다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잦은 비행에 따른 시차·야간근무·우주방사선 노출·감정노동 등 열악한 근무 환경이 원인이다. 

 

실제 이기일 항공정책연구소 소장이 2016년 발표한 '국제선항공승무원의 노동환경과 국외근로비과세 공평성 연구'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객실 승무원 3837명 가운데 40%인 1525명이 병가를 냈다. 척추질환과 중이염 등 이비인후과 질환, 장염·위염 등 내과질환이 주된 병명이었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 일반 직원 3907명 가운데 병가를 쓴 사람은 1.7%(66명), 조종사는 1297명 가운데 12.9%(167명)로 승무원의 병가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내 업무 환경에서 오는 신체적 증상 외 기내 폭행 및 성추행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며 "화려해 보이는 직업이지만, 이면에는 고충이 많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외에도 △피부 트러블·안구건조 △야간 발한 △변비 △숙면곤란 및 불면증 등의 신체적 증상을 자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