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美 5.6조 투자, LG화학 특허분쟁에 발목 잡히나?

-LG화학, 미국서 두 차례 소송 제기… SK이노 제품 판매 금지 요청
-소송 결과 따라 'SK 조지아 배터리공장' 투자 전략 수정 불가피

[더구루=오소영 기자]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간 미국 특허분쟁이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배터리 투자 속도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소송에서 패하면 SK이노베이션은 공장을 짓고도 판매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져서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의 미국 투자 계획이 지연될 경우 피해를 보는 곳도 미국이어서 현지 투자 기여도가 특허소송전에 일정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 美 투자 '빨간불'  

 

29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에서 지난 4월과 9월 연이어 배터리 관련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LG화학은 4월 말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기술 관련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어 9월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SRS® 미국특허 3건 △양극재 미국특허 2건 등 총 5건을 침해했다는 이유다.

 

첫 소송은 이미 조사에 들어갔다. 이르면 내년 10월께 최종 판결이 날 예정이다. 9월에 제기된 소송에 대해선 ITC에서 조사 개시 여부를 검토 중이다. 만약  ITC의 조사가 본격화하면 2021년에 결론이 날 전망이다.

 

LG화학의 잇단 소송으로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이아 배터리 공장 투자에서 비상이 걸렸다. 소송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만큼 미국 공장에 대한 투자 전략에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이번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제품에 대해 미국 내 수입 금지를 요청한 상태다. 현재로선 수입 제품에 한해서지만 SK이노베이션의 미국 공장을 완공, 상업 가동에 돌입하면 현지에서 생산한 제품까지 판매 금지 목록에 포함된다. LG화학이 이들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 해당 제품에 대한 미국 판매 길이 막히는 셈이다. 

 

현지에서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투자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초 SK이노베이션은 미국의 수요에 따라 향후 투자규모를 50억 달러(약 5조6000억원)까지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었다. 1단계로 10억 달러(약 1조1300억원)를 투자해 2022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연간 생산 규모는 9.8GWh다. 이후 총 16억7000만 달러(약 1조9000억원)로 투자를 늘려 2025년까지 2단계 공장을 완공하며 생산량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소송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이례적으로 LG화학과 맺은 합의서를 공개하며 소송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美 일자리 창출' 소송 변수?

 

이번 소송에서 미국 내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에 대한 기여도 역시 이번 소송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의 현지 공장 투자는 조지아 지역 등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이번 소송전은 미국 입장에서는 정치·경제적인 필요조건이 될 수 있다는 것.

 

SK이노베이션의 이번 공장 건설은 단일 투자 건으로는 조지아주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투자를 통해 최소 2000~3000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공장 투자 규모와 일자리 창출에 차질이 생긴다면 결코 조지아주 입장에서도 반갑지 않은 일이다.    

 

미국 정부는 일찍이 SK이노베이션의 투자에 적극 협력하는 등 지원해왔다. 조지아주는 고용 지원 정책을 통해 인력 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실제로 톰 크로우 미국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 의장과 클라크 힐 커머스시 시장 등 조지아주정부 공무원 6명이 지난 2월 한국을 찾아 SK이노베이션 생산시설을 살펴보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지난 3월 열린 기공식에서 “SK이노베이션의 공장 건설은 조지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일자리를 창출해 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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