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2025년 매출 7000억원 이상" 자신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재활용 기지' 울산 ARC 착공
선주문 목표 순항중…완공시 70% 판매 목표
유럽·아시아 추가 공장 설립 검토중…프랑스는 구체화

[더구루=정예린 기자]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이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확대에 힘입어 2년 내 매출 7000억원 달성을 자신했다. 환경에 기여하면서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규 사업을 적극 추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전통 화학 분야를 대체하고 미래 경쟁력을 갖춘다는 포부다. 

 

나 사장은 세계 최초의 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인 '울산 ARC(Advanced Recycling Cluster)' 착공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SK그린캠퍼스(종로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울산 ARC가 상업 가동되는 시점 연간 매출은 7000억원을 상회하고 영업이익은 2500~30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목표한 실적을 달성할 경우 영업이익률은 약 40%에 달하게 된다. 

 

이어 "올해 선주문을 시작했는데 이미 생산될 물량의 약 30% 수준이 마감됐다"며 "내년과 내후년 목표했던 전체 물량의 70% 선판매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울산 ARC는 축구장 22개 크기인 21만5000㎡ 규모 부지에 들어선다. 총 사업비는 1조8000억원이다.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하도록 하기 위해 세계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한 곳에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각각 △열분해 15만t △해중합에 9만8000t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에 7만6000t의 원료를 투입한다. 

 

오는 2025년 울산 ARC가 가동되면 매년 32만t 규모의 폐플라스틱 재활용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한 해 동안 소각 또는 매립되는 폐플라스틱(350만t)의 약 9%가 처리가능한 수준이다. 

 

 

SK지오센트릭은 △캐나다 루프인더스트리 △미국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PCT) △영국 플라스틱 에너지와 협력한다. 이날 간담회에도 다니엘 솔로미타 루프 최고경영자(CEO) △더스틴 올슨 PCT CEO  △잉 스테이튼 플라스틱에너지 부사장 등이 참석해 울산 ARC 의미와 목표 등을 설명했다. 

 

SK지오센트릭과 3사는 울산 ARC를 발판 삼아 유럽과 중국,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한다. 세계 첫 플라스틱 재활용 기지인 울산 ARC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뒤 이를 벤치마킹, 성공 DNA를 글로벌 각지에 이식하겠다는 전략이다. 

 

나 사장은 "프랑스에서는 루프, 현지 자원 순환 기업인 수에즈와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라며 "얼마전 프랑스 지방정부를 만나 적극적인 지원 약속을 받는 등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SK지오센트릭이 공격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은 쏟아지는 러브콜 때문이다. 단순 제품 공급 논의 뿐만 아니라 합작 공장 설립에 대한 요청도 지속되고 있다는 게 나 사장의 설명이다.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전망이 SK지오센트릭의 강력한 성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펩시, 코카콜라 등 브랜드들이 이르면 오는 2025년부터 100%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공급보다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글로벌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규모가 오는 2050년 60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 사장은 "퀄리티가 높은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공급받기 원하는 글로벌 브랜드 업체들이 저희에게 먼저 연락을 해온다"며 "아직 공장을 짓기도 전이지만 SK지오센트릭은 글로벌 포장재 기업인 암코 외에 여러분이 지금 입고 쓰고 마시고 계시는 글로벌 브랜드 오너와와 공급 협력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수요가 공급보다 앞서는 시장이며 빠르고 확실하게 성장할 것"이라며 "(자금 조달과 관련해서는) 울산 ARC 공장 설립에 필요한 자금은 이미 다 확보했지만 글로벌하게 공장을 같이 짓자는 파트너들이 많아 해외 공장을 준비하는 자금을 조달하는 게 더 고민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중국 기업의 물량 공세에 따른 저가 경쟁으로 재활용 플라스틱 산업에서도 치킨 게임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먼 미래의 일'이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나 사장은 "기술적으로도 앞서있지만 중국에서는 수명 주기 평가(Life Cycle Assessments, LCA) 데이터를 충분히 제공하는 제품을 공급하긴 힘들 것이기 때문에 저희 제품이 장기간 스페셜티로 취급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수명 주기 평가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전 과정에 걸친 투입물과 배출물에 의해 발생되는 잠재적인 환경 영향을 정량적으로 산출하고 평가하는 방법론이다. 전 과정 평가로도 불린다. SK지오센트릭에 대입할 경우 폐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등을 측정, 탈탄소 효과를 파악할 수 있는 방식이다. 

 

나 사장은 "플라스틱 재활용 핵심기술을 보유한 울산 ARC를 통해 국내 화학산업의 르네상스(Renaissance)를 이끌 것"이라며 "플라스틱 재활용, 고기능 신규 플라스틱 생산으로 기존 대비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혁신의 방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글로벌 경기에 따른 수익성 변동이 큰 사업에서 벗어나 우리 힘으로 미래를 만드는 새로운 사업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며 "화학산업의 위기가 거론되는 시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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