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상승' 공포 확산 차단 주력"…현대중공업, 대책마련 분주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 현대-대우 합병 예비심사서 '경쟁 우려' 지적
-지적 부분 해소위한 답변서 제출 예정…CCCS, 회신 바탕으로 본심사 돌입 

 

[더구루=길소연 기자] 싱가포르 규제당국이 대우조선해양과의 합병에 따른 경쟁 감소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자, 현대중공업이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핵심 골자는 합병으로 인해 배를 짓는 가격, 이른바 선가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반독점 기관인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CCCS)의 예비심사를 바탕으로 본심사에 대비한 답변서를 작성 중이다. 해당 문서는 CCCS가 예비심사에서 지적한 사항에 대한 현대중공업의 입장과 대책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CCCS는 지난 1일 예비심사에서 세계 1·2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합병으로 업체 간 경쟁체제가 저하될 수 있다는 의견을 현대중공업 측에 전달했다. <본보 12월 3일 참고 "현대·대우 합병, 경쟁 저해 우려"…싱가포르, 예비심사 결과 발표>

 

특히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과 같은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선박 시장에서 양사 합병으로 인해 진입 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LNG 운반선 점유율을 합치면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CCCS는 이로 인한 선가 상승도 우려했다. 배를 만드는 업체가 줄어 들다보니 수요자보다 공급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해운업계에서는 중국에 이어 한국 업체마저 대규모 합병이 성사되면 선가가 5~10%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예비심사를 통해 싱가포르 규제당국의 우려를 파악한 만큼 충분한 대책을 마련해 본심사에서는 이를 불식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인 대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대중공업은 합병이 곧 선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인위적인 선가 인상 계획도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이를 사전에 방지하는 대책도 함께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싱가포르 당국이 우려한 시장업체 간 공정 거래를 위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최선을 다해 기업결합심사 결과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햇다.

 

통상 기업결합심사는 크게 '예비심사'와 '본심사'로 나뉜다. 본심사는 다시 1차와 2차로 구분된다. 대부분의 기업결함심사는 본심사 1차에서 결정되나 현대중공업·대우조선 합병처럼 세계 산업 지형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사안은 본심사가 2차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 양사의 합병을 승인한 경쟁 당국은 카자흐스탄이 유일하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12일 본심사를 개시한 가운데 결과는 내년 4월쯤 윤곽을 드러날 전망이다.

 

이외에도 일본, 중국 등에서 기업결합 심사를 받아야 한다. 싱가포르와 마찬가지로 이들 경쟁당국의 통과 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중국과 일본 모두 자국 조선소를 합병시켰거나, 추진하고 있어 무리없이 통과시켜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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