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곳 잃은 삼성 엑시노스…중저가 이어 프리미엄도 '제외'

-갤럭시 S11 한국·북미 등 판매 모델, 퀄컴 스냅드래곤 865 탑재
-갤럭시 A·M 미디어텍 5G 통합칩 사용…성능·가격경쟁력 밀려

 

[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주력 스마트폰에 경쟁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채택한다.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 A·M에 대만 미디어텍의 디멘시티를, 프리미엄폰인 갤럭시 S11의 한국·북미·중국 등의 판매분에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탑재할 전망이다. 중저가에 이어 프리미엄 라인에서도 엑시노스 사용을 줄이면서 삼성의 모바일 AP 사업이 위기에 놓였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유명 트위터리안 아이스유니버스는 지난 10일 "갤럭시 S11의 한국 판매분에 퀄컴 스냅드래곤 865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스냅드래곤 865는 퀄컴이 이달 초 미국 하와이에서 공개한 차기 모바일 AP다. 5G 통신칩 중에서도 업계 최고 속도인 7.5Gbps(1Gbps는 1초에 10억 비트의 데이터 전송)의 데이터 다운로드를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유럽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판매 제품에 스냅드래곤 865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북미와 중국, 일본 제품에는 스냅드래곤을 썼다. 한국과 유럽 판매분에는 삼성의 AP 엑시노스를 장착했으나 내년에는 퀄컴 의존도가 더욱 높아진다. 

 

중저가폰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M에 미디어텍의 5세대 이동통신(5G) 통합칩 '디멘시티 1000'을 탑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1월 공개된 디멘시티 1000은 미디어텍의 첫 모바일 5G 통합칩이다. 

 

주요 스마트폰에서 경쟁사 AP를 장착하는 이유는 성능과 가격 등의 경쟁력에서 뒤처졌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스냅드래곤 865에 탑재된 AI 엔진 헥사곤 698은 초당 15조회 연산할 수 있으나 엑시노스 990의 자체 NPU는 10조회가량 가능하다.

 

이미지 센서의 경우 스냅드래곤 865는 2억 화소를, 엑시노스 990은 최대 1억8800만 화소를 지원한다. 게임·영상 구동을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도 퀄컴의 아드레노가 엑시노스에 탑재된 영국 ARM의 말리보다 더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멘시티 1000 또한 성능에서 밀리지 않는다. 최대 4.7Gbps의 데이터 통신을 지원한다. 삼성이 지난 9월 공개한 5G 통합칩 엑시노스 980의 속도는 최대 2.55Gbps다. 가격 경쟁력 또한 뛰어나 비용 절감을 위해 삼성전자가 미디어텍을 택했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모바일 중앙처리장치(CPU) 코어 개발 중단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CPU는 모바일 AP의 핵심 장치로 이중 코어는 데이터 연산을 담당한다.

 

삼성전자는 AP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자체 코어를 개발, 2015년부터 엑시노스에 탑재해왔으나 지난 10월 개발팀을 해체했다. 퀄컴 등 경쟁사들을 따라잡는 데 한계를 느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전자가 주력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비중을 줄이면서 전 세계 모바일 AP 시장에서의 입지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글로벌 모바일 AP 시장 규모는 올해 227억 달러(약 26조9000억원)에서 2023년 268억 달러(약 31조8000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기준 퀄컴이 37%의 시장점유율로 1위다. 이어 미디어텍(23%), 애플(14%), 삼성(12%)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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