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위기' 재팬디스플레이, 자금 수혈…애플 구원 성공하나?

- 이치고 자산운영사, JDI에 8억3000만 달러 투자
- '애플 2억 달러 투자' JDI 신뢰도 회복
- 삼성·LG 의존도 낮추려는 애플의 견제

 

[더구루=오소영 기자]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 재팬디스플레이(JDI)가 '애플 후광효과'에 힘입어 현지 자산운용사로부터 97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수혈했다. 애플이 한국 업체들의 독점적인 지위를 깨고자 JDI의 '구원투수'로 나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분석이다.

 

애플을 선두로 한 글로벌 기업들의 자금 조달과 애플워치의 패널 공급으로 JDI가 기사회생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JDI는 일본 이치고 자산운용사로 부터 최대 8억3000만 달러(약 97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는다. 애플이 선제적인 지원으로 JDI의 파산 우려를 해소하면서 잠재적인 투자자들이 투자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

 

JDI는 일본 히타치와 도시바, 소니의 디스플레이 사업을 통합해 지난 2012년 출범한 회사다. 애플의 아이폰 전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등을 주로 공급하며 일본 내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로 성장했다.

 

하지만 아이폰 부진과 한국·중국 업체들의 추격으로 실적이 고꾸라졌다.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자금난은 심화됐다. 결국 JDI는 중국과 홍콩 펀드가 참여한 컨소시엄에 손을 뻗었다. 당초 800억엔(약 8500억원)을 지원받기로 했으나 중국 펀드가 돌연 투자를 취소했다.

 

JDI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애플이 나섰다. 애플은 JDI와 2억 달러(약 2300억원) 규모의 직접 투자에 합의했다. 애플에 노트북을 제조·납품하는 대만 위스트론과 홍콩계 펀드 오아시스 매니지먼트도 각각 5000만 달러(약 585억원), 1억8000만 달러(약 2100억원)를 제공하기로 했다.

 

애플이 공급 업체를 살리고자 투자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업계에서는 공급처 다변화를 위해 자금을 지원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한국 업체들의 의존도를 낮추고자 JDI에 투자를 결정했다는 의미다.

 

애플은 공급 계약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공급선을 바꿔왔다. LG디스플레이가 장악했던 스마트워치용 패널은 JDI도 함께 공급할 전망이다. JDI는 지난달부터 애플워치5 화면에 쓰이는 OLED 패널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하고 있는 스마트폰용 패널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중국 BOE, LG디스플레이와 공급을 타진해왔다. 지난 9월 공개된 아이폰 11에는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이 일부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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