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고객사' 佛 PSA, 배터리 셀 개발 '윤각'…토탈 '맞손'

-PSA 자회사 오펠, 토탈 산하 샤프트과 합작법인 설립
-50억 유로 이상 투자… 프랑스서 8GWh 배터리 셀 제조공장 구축

 

[더구루=오소영 기자] 프랑스 완성차 업체 푸조시트로엥얼라이언스(PSA)와 석유회사 토탈이 전기차 배터리 기술 확보에 협력한다. 합작법인을 만들고 6조원 넘게 쏟아 배터리 셀 생산에 나선다. 이번 투자로 배터리 내재화에 시동을 걸며 PSA의 고객사를 둔 LG화학을 비롯해 국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PSA의 독일계 자회사 오펠(OPEL)은 토탈의 배터리 제조 자회사 샤프트(SAFT)와 배터리 셀 개발·제조 합작법인(가칭 Automotive Cell Company)을 만든다. 투자비는 약 50억 유로(약 6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13억 유로(약 1조7000억원)를 프랑스와 독일 정부, 유럽연합(EU)이 지원한다.

 

합작사에는 200여 명의 연구원이 합류해 배터리 셀과 파일럿 플랜트 구축을 연구한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프랑스에 연간 생산량 8GWh 규모의 배터리 셀 공장을 만든다. 2030년 생산량을 24GWh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단계적으로 최대 48GWh까지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오펠과 샤프트의 투자 행보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의 아시아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에 있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를 대부분 한국과 중국, 일본 회사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세 국가의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90% 이상이다.

 

전기차 확산으로 인한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도 유럽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00GWh대였던 배터리 수요는 올해 168GWh에서 2025년 994GWh로 확대될 전망이다.

 

유럽은 2017년 프랑스와 독일의 주도 아래 '유럽배터리연합(EBA)'을 꾸리고 투자에 시동을 걸었다. PSA와 오펠, 지멘스 등이 이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배터리 개발에 4년간 60억 유로(약 7조8000억원)를 투입하고 2024년까지 독일에 셀 제조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32억 유로(약 4조2000억원)의 투자 계획도 밝혔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 스웨덴, 벨기에, 핀란드 등 7개 회원국이 자금을 투입해 배터리 연구를 추진한다.

 

유럽 업체들의 배터리 독립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업계도 긴장하는 양상이다. 단기간에 배터리 시장에 진입하긴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기술 개발을 통한 내재화를 피할 수 없어서다.

 

특히 토탈과 손잡은 PSA는 LG화학의 주요 고객사다. LG화학은 PSA와 2017년 전략적 제휴를 맺고 배터리를 공급해왔다. PSA 산하 시트로엥이 지난해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하이브리드 모델에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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