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로템 '7000억 트램 수주'에 폴란드 정치권 공방 가열

-극우 정당 "낮은 입찰가 지적"…EU집행위에 입찰과정 조사 요청


[더구루=길소연 기자] 현대로템이 세 번의 도전 끝에 따낸 7000억 규모의 트램 수주를 놓고 폴란드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폴란드 정치권에서 현대로템의 유럽 수주 경험과 제시한 낮은 입찰가를 지적하며 입찰 취소를 주장하고 있는 것. 현대로템의 낙찰을 찬성하는 정치권도 존재해 바르샤바 트램 프로젝트는 향후 정치권 싸움으로 번질 공산이 크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폴란드 극우 민족주의 정당 법과정의당(PiS)은 폴란드 바르샤바 트램 구입과 관련해 현대로템의 최종 낙찰 거부하며 EU 행정부 격인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에 입찰 재조사를 요청했다. 

PiS는 "현대로템은 과거 EU국가에서 수주 경험이 전무하다"면서 "특히 현대로템이 제시한 입찰가는 유럽 연합에 대규모 주문을 수행 할 수 있는 적절한 생산 시설이 없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놀라울 정도로 낮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6년 9월 6일에 결의된 유럽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유럽 연합 회원국에 대한 비 유럽 철도 투자를 감시하고, 유럽 공공조달법 규정을 준수해달라"고 요구했다.

유럽연합(EU) 공공조달은 입찰자들에 대한 차별을 제거해 단일시장을 형성한다. 이에 입찰자의 선택과 낙찰자 선정을 포함한 모든 유럽연합(EU) 공공조달 절차에서 투명성, 공정성, 동등한 대우로 낙찰자를 선정한다. 

최저가격이 낙찰자 선정 기준으로 사용되는 경우 최저가격을 제시한 자가 낙찰자가 되지만, 비정상적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한 입찰자는 계약 당국에 의해 제외될 수 있다는 얘기다.

쿠야스코 포모르스키 주지사도 "페사가 폴란드 시장에서 더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고 본다"면서 "지난해 폴란드 국유 기금을 들여 비드고슈츠 공장 지분 99.8%를 인수한 점도 고려 대상"이라고 밝혔다.

현대로템의 낙찰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다. 

폴란드 중도 우파 시민강령당 정치인 와치에 바델스키는 "폴란드에 새로운 저층 트램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지만, 매년 승객의 편의를 위해 트램을 늘리고 있다"면서 "특히 이번 입찰에서 가격과 품질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 공공조달법에 의해 국내 생산자를 선호할 필요는 없다"면서 "한국도 이 규정이 적용돼 현대로템 역시 폴란드 기업과 같은 방식으로 대우 받는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바르샤바 당국은 지난 8일(현지시간) 213량(기본주문 123령, 옵션 90량)의 트램을 한국의 현대로템에 의해 구입한다고 밝혔다.

현대로템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건 폴란드 기업 페사보다 낮은 입찰가를 제시, 입찰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수주가 취소되지 않으면 현대로템은 먼저 22개월 내 123량을 공급하고, 이후 옵션 90량을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모든 트램은 바닥이 낮고 에어컨이 설치될 예정이며 왜건의 정면과 후방에 바퀴를 가진 회전하는 트롤리가 장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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