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 한진重 수빅조선소 인수·매각 저울질

-수빅자유구역관리청 "美·유럽 등 4곳 인수 의사 밝혀"
-필리핀은행, 4600억원 보증채무 출자전환…필리핀 정부 "대형 조선소 필요"

 

[더구루=김병용 기자] 필리핀 정부가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공식 의사를 밝힌 가운데 해외 기업의 인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5일 수빅자유구역관리청(SBMA)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기업 등 4곳이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인사 의사를 밝혔다. 이 가운데 2곳은 이미 실사보고서 작성을 마쳤으며, 나머지 기업은 수빅자유구역관리청에 인사 의사를 밝힌 서류를 제출한 상태다.

 

강력한 인수 의지를 드러냈던 중국계 기업 2곳은 포함되지 않았다. 필리핀 정부가 안보 이슈 등을 고려해 배제한 것으로 보인다. 윌마 에이스마 수빅자유구역관리청은 "인수 의사를 밝힌 4개 기업 중 2곳은 미국과 유럽에 본사를 둔 대기업"이라고 말했다.

 

이들 기업은 현재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추가 자본 투입 통한 조선소 육성, 대규모 부지를 활용한 리조트 건설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정부의 직접 인수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수빅조선소를 사들여 필리핀 해군 소속으로 두겠다는 것. 수빅조선소가 위치한 수빅만은 1992년까지 미 해군기지로 활용된 서태평양 전략적 요충지이자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와 인접해 있다.

 

실제로 알렉산더 파마 전 필리핀 해군 참모총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빅조선소를 통해 필리핀의 가장 중요한 해군의 해양전략 자산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며 "수빅조선소는 중요한 국가안보 이슈"라고 지적했다.

 

인수 작업 첫 단추로 지난 14일 필리핀 현지 은행들은 한진중공업에 대한 4억1000만 달러(약 4600억원) 규모 보증채무를 해소하는 대신 출자전환을 통해 한진중공업 주식 일부를 취득하기로 했다. 이 계약안은 이달 말까지 필리핀 법원에 제출되며, 현지 법원이 승인하면 확정된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최근 상원에서 "수빅조선소를 인수하면 필리핀도 대형선박 건조가 가능한 조선소를 가질 수 있다"며 "수빅을 필리핀 해군 소속으로 둘 것이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이에 대해 공감을 이뤘다"고 밝혔다.

 

한편 수빅조선소는 지난달 8일 필리핀 올롱가포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원은 일주일 뒤인 15일 법정관리 개시를 인가했고 4개월간 수빅조선소는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된다.

 

2조원을 투자해 2009년 완공한 수빅조선소는 시황 악화로 지난 2016년 182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듬해에는 손실 규모가 2335억원까지 늘어나는 등 모기업인 한진중공업 재무 건전성까지 악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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