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LED 패널' 관세 폐지 사실상 확정..삼성·LG에 백기 투항

-삼성 측에 'TV 생산 재개 전제'로 관세 폐지 제안
-수입산 휴대폰 부품 관세 부과도 무기한 연기

 


[더구루=김병용 기자] 산업 육성과 고용 창출을 목표로 한 인도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이 암초를 만났다. 수입 부품에 관세를 높여 현지 생산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 인도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의 반발을 불러오면서 생산 중단이라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인도 정부가 TV와 스마트폰 제조에 쓰이는 수입 부품에 부과했던 관세를 없애거나 시행 시기를 연기하는 방식으로 기업 달래기에 나선 이유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TV 생산 재개를 전제로 LED 패널에 부과했던 관세 5%를 폐지하는 방안을 삼전전자 측에 전달했다. 인도 전자정보기술부가 재무부 등 관련 부처와 논의를 거쳐 수입 LED 패널 관세에 대한 폐지를 결정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2월 수입 LED 패널에 관세 10%를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자국 제조업을 육성하려는 이른바 인도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의 일환이다. 하지만 투자 위축 등을 우려한 업계의 반발로, 그해 3월 관세를 5%로 내렸다.

 

이는 역효과를 불러왔다. 삼성전자 등 TV 제조사들은 현지 생산을 중단하고 인도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아세안 국가들로부터 완제품 수입을 늘렸다. 무관세 혜택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인도 TV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베트남에서 TV 완제품을 들여와 판매했다. LG전자도 아세안 지역 공장에서 TV 완제품을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 결과 베트남에서 인도로 수입된 TV 물량이 급증했다. 인도 가전제조사협회에 따르면 2017년 1만6000개 불과했던 베트남 TV 수입 물량이 지난해에는 60만 개로 늘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패널의 경우 TV 생산 원가에서 65~70%를 차지하고 있다"며 "제조사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의 심각성을 느낀 인도 정부도 해법 마련에 나섰다. 전자정보기술부는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인도 TV 시장 1·2위 업체인 삼성 및 LG 관계자와 만나 관세 폐지 방안을 논의했다.

 

또 다른 전자업계 관계자는 "인도 정부가 지난달부터 내부 검토에 착수해 TV 생산 재개를 전제로, 수입 LED 패널에 부과했던 관세를 철폐하는 방안을 삼성전자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1일부터 시행하려던 △수입산 휴대폰 디스플레이 10% 관세 부과와 △터치패널과 및 유선 헤드셋 등에 매기려던 관세 등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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