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美 사모펀드에 안기나

-사모펀드사 2곳 인수 의향 보여


[더구루=길소연 기자] 미국의 대형 사모펀드가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HHIC-Phil) 인수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미국 기업에 안길 가능성이 제기됐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대형펀드사 2곳이 수빅조선소 인수 의향을 보였다.

로사리오 베르날도 수빅조선소 파산관리인은 "두 군데의 미국 업체가 수빅조선소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아직은 비공개 논의중이라 이해관계가인 업체명 공개는 불가하다"고 밝혔다.

베르날도 관리인에 따르면 미국 업체 두 군데 중 한 곳은 대형 사모펀드사로 아직 명확한 파트너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미국 기업은 싱가포르와 이탈리아 조선소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가할 전망이다.

인수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수빅조선소는 다시 재가동될 확률이 높다.

베르날도는 "현지 조선소 및 신규 투자자와 합작 투자를 통해 수빅조선소가 다시 재가동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재가동 시 한진중공업이 하청업체로 들어가 함께 근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수빅조선소는 지리적 이점과 도크, 건조 시설 등 여러 조건에서 탐나는 조선소이다.

21세기 들어 완공 조선소 중 최대 도크를 자랑하는 수빅조선소는 가장 늦게 지어진 6도크에서만 최대 6대의 선박 건조가 가능하고, 가공공장에서 생산된 블록과 기자재를 도크로 옮기는 크레인 운반거리가 1km를 넘지 않는다. 또한 생산 과정 상당부분이 자동화됐다.

이에 중국 등 조선 경쟁국에서 서로 욕심 내고 있다. 현재 필리핀 정부에 공식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을 중국 업체 2곳을 포함해 미국과 유럽기업 등 총 6곳이다.

이 가운데 중국 조선사가 적극적으로 인수 의사를 피력했으나, 필리핀 정부의 반대 여론이 거세 인수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어 인수 유력 후보로 떠오른 업체가 네덜란드 조선사 다멘그룹이다. 다멘은 최근 필리핀 통상산업부와 만나 수빅조선소 인수 방안 등을 논의했다. 특히 필리핀 정부가 수빅조선소의 기존 인력과 설비를 활용해 선박건조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줄 것을 다멘 측에 요청하면서 인수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멘 역시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수빅조선소가 필요한 입장이다. 이 회사는 설계 등 핵심 기능은 본사에 두고 저임금국 32개국에 중소 조선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다. 같은 이유에서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망갈리아조선소 지분을 인수했다.

다멘이 이미 현지 조선업체와 국영 항공사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점도 인수 후보로 유력해진 이유다.

현재 다멘은 실사를 마치고 수빅조선소 인수 시 그룹 차원에서 얻을 수 있는 효과와 영향 등에 대해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006년 설립한 수빅조선소는 한때 세계 10위 조선소라는 명성을 얻었지만, 조선업 불황에 경영 부실 위기로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현재 중국, 미국, 유럽 조선사가 필리핀 정부에 인수의사를 밝힌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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