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빅2' 합병에 中 조선업 덩치 키우기 가속화

-CSSC·CSIC 양사 수장 회동‥합병 방안 등 논의
-양사 합병 시 세계 1위 조선사 등극


[더구루=길소연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빅3'에서 '빅2' 체제로 재편되는 가운데 조선 경쟁국의 셈법이 복잡하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 시 세계 최대 조선사로 거듭날 전망이라 주변 조선 경쟁국이 앞다퉈 자국 조선업 덩치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정부로부터 조선사 합병 계획 예비승인을 받은 중국은 한국의 '공룡 조선사' 탄생을 견제하며 자국 조선사 합병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1, 2위 국영조선사인 중국선박중공집단(CSIC)과 중국선박공업집단(CSSC) 간 통합이 구체화되고 있다.

양사 최고 경영자(CEO)들은 지난 14일 CSSC 본사에서 직접 만나 스마트 제조 및 방산제품, 크루즈선, 청정에너지, 국제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후원밍(胡問鳴) CSIC 회장은 "두 그룹이 커뮤니케이션 노력에 더욱 공을 들이고, 중국 조선산업 발전을 위해 힘을 합쳐 공동 추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양대 그룹 수장 간 만남은 최근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NPC)에서 중국 정부가 조선업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분야 통합 가속화를 결정한 뒤라 양사 합병 실현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게다가 지난해 3월 중국 국무원으로부터 양사 간 합병계획 예비 승인도 받아 합병 과정에 있어 걸림돌도 없다.

CSSC와 CSIC가 합병할 경우 현대중공업그룹을 제치고 세계 최대 조선사로 올라서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양사의 연매출을 합하면 5080억 위안(약86조원)에 달한다. 이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매출 합산보다 더 많은 수치이다.

지난해 2월 말 수주 잔고만 보더라도 CSSC와 CSIC의 수주물량을 합치면 1040만CGT(표준화물선 환산t수)에 달한다. 이는 시장점유률 13%에 해당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의 수주물량은 772만CGT를 기록했다.

올 2월 수주 잔고로는 대우조선해양이 585만CGT, 현대중공업그룹이 987만CGT를 기록해 양사 합산 1572CGT에 달한다. 전년도 같은 기간 중국보다 532만CGT 더 수주한 셈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기준 글로벌 조선시장의 수주잔고 가운데 21.2%를 차지하며 세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중국 정부는 한국을 의식해 조선업 경쟁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 증가 영향으로 한국 수주량이 갈수록 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월 한달간 한국의 조선사는 전 세계 선박 발주량 70만CGT(15척) 중 63만CGT(8척)을 수주했다. 반면 중국과 일본 조선사들은 각각 2만CGT(1척), 1만CGT(1척)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2월 말 기준 한국 수주 잔량을 비교하면 1월 말 대비 101만CGT 감소한 8050만CGT를 나타냈다. 감소하긴 했지만 중국과 일본이 각각 21만CGT, 54만CGT 감소한 것에 비교하면 한국은 22만CGT 증가하면서 나 홀로 선방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합병하더라도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서의 기술 격차가 있어 당장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향후에는 위협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한편 CSIC와 CSSC는 지난 1999년까지 하나의 그룹이었으나, 양쯔강을 기준으로 CSIC는 중국 북쪽지역 조선소를 CSSC는 남쪽 조선소를 관할하는 그룹으로 양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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