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ENG·코오롱, 호치민 하수처리장 사업 수주 직전에 '미끌'

-호치민시, 삼성엔지니어링 재검토 요청 결과 발표
-포스코건설 몽니에 스페인 건설사 어부지리 수주


[더구루=백승재 기자] 삼성엔지니어링(ENG)과 코오롱글로벌, TSK가 컨소시엄을 이뤄 입찰한 베트남 호치민 하수처리장 사업 수주가 막판에 미끌어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호치민시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니에우 록 티 느게(Nhieu Loc Thi Nghe) 하수처리장 건설사업 파트너로 스페인 건설 기업 악시오나(Acciona)를 최종 선정했다.

해당 사업은 호치민시가 추진하는 '니에우 록 티 느게 운하 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호치민시는 세계은행의 원조를 받아 사업을 벌여왔다.

1단계로 운하 인근에 거주하던 빈민 가구 7000세대를 이전시키고 2단계로 4만8000㎥ 용량의 하수처리장 건설을 추진했다. 2012년 1단계 사업을 마친 호치민시는 이듬해 2단계 사업자 선정에 돌입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코오롱글로벌, TSK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수주에 나섰다. 이 컨소시엄은 입찰자 중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해 유력 사업자로 떠올랐다.

베트남 당국이 컨소시엄과의 계약 조건을 검토하며 입찰이 가시화됐으나 포스코건설이 컨소시엄의 사업수행능력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면서 분위가가 바뀌었다.

호치민시는 포스코건설의 주장을 받아들여 삼성엔지니어링의 사업 능력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결국 사업자 선정이 연기됐고 삼성엔지니어링은 항의 서한을 보냈다.

이후 호치민시는 입찰한 업체들의 기술력, 사업수행경험, 재정 안정성 등을 재검토해 두 번째로 낮은 입찰가를 제시한 악시오나를 최종 파트너로 선정했다.

베트남 정부는 도시화·산업화 가속도에 맞춰 하수 처리 시설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베트남 일평균 폐수는 45~51만㎥인데 이중 90%가 정화 시설을 거치지 않아 심각한 수질 오염을 초래하고 있다. 발주량이 많아지자 관련 기업들은 베트남 수처리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첫 시도가 수포로 돌아가면서 삼성엔지니어링은 베트남 수처리 시장에 계속 문을 두드릴지 고심하고 있다. 베트남의 자금조달방식 때문이다.

베트남은 사업자금을 공적개발원조(ODA)자금으로 확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문에 단기적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해외수주의 경우 수익성 등 다각도로 검토하고 신중히 접근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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