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美 조선업계 구원투수 등판

-필리조선소와 LNG선 설계 등 협력 관계 구축

[더구루=김병용 기자] 전 세계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관련 선박에 건조 경험이 없는 미국 조선업계에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크 버지 미국 해사청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하원 교통·인프라위원회에 출석, "향후 20년에 걸쳐 LNG 운반선 수요가 2배 가까이 늘 것"이라며 "미국 조선업계가 수익을 올릴 기회"라고 밝혔다.

 

그의 지적처럼 미국 조선업계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조선협회를 중심으로 미국에서 생산된 LNG를 운송하는 선박 중 일부를 현지 업체가 건조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을 신설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매튜 팩슨(Matthew Paxton) 미국조선협회장은 "의회가 관련 법안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른 국가도 자국 조선업을 지원하기 위해 유사한 법안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 조선업체들의 LNG 운반선 건조 경험이 없다는 것. LNG 운반선은 상온에서 기체인 LNG를 영하 160도로 액화시켜 운반할 수 있는 고도의 건조기술이 필요한 만큼 진입장벽이 다른 선종에 비해 높다.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이 LNG 운반선을 싹쓸이 수주하고 있는 이유다. 국내 업체들이 갖춘 핵심 기술력은 LNG 연료공급장치와 LNG 재액화장치 등이 꼽힌다.

 

LNG 연료공급장치는 연료탱크에 저장된 LNG를 고압 처리해 엔진에 공급하는 장치로, LNG 추진선 핵심기술로 불린다. LNG가 자연 기화 현상으로 일부 손실되는 것을 막기 위한 기술인 LNG 재액화장치는 기화된 LNG를 다시 모아 재액화해 화물창으로 돌려보낸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대형 3사는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종합 실증설비 확충, 쇄빙LNG 운반선 건조능력 등의 건조기술을 축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미국 조선업체들이 한국 기업에 손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미국 필리조선소(PSI)는 LNG 운반선 건조 과정 전반에 대해 현대중공업에 기술 자문을 요청하고 협력 관계를 구축한 상태다.

 

스타이너 네르보빅(Steinar Nerbovik) PSI 대표는 "구체적인 LNG 운반선 신조 논의를 진행한 적은 없다"면서도 "현대중공업과 협력해 초기 설계작업을 끝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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