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SDI '유럽 전진기지' 헝가리 공장 1.5조 추가 투자

2019.10.11 09:19:17

-"배터리 생산라인 증설 목적"…볼보, BMW 등 유럽 수요 대응
-헝가리 정부, 보조금 지원…일자리 1200개 이상 창출

삼성SDI가 유럽 전기차 배터리 생산 거점인 헝가리 공장에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전기차 보급 확산과 글로벌 제조사들의 잇단 진출로 유럽이 배터리 업계의 '각축전'으로 떠오른 가운데 공격적인 투자로 현지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3900억 포린트(HUF·약 1조5405억원)를 투자해 헝가리 배터리 공장을 증설한다. 1조500억원은 9~12개의 생산라인을 더 지을 수 있는 액수다. 이번 증설로 약 12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피테르 씨야르토(Péter Szijjártó) 헝가리 외무부 장관은 삼성SDI의 투자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그는 "삼성SDI의 투자로 헝가리는 유럽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국가로 성장하게 됐다"라며 "헝가리의 경제성장률은 유럽의 평균보다 2%포인트 이상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SDI에 보조금을 제공할 계획이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뒤 지원 금액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우찬 삼성SDI 중대형전지 사업부 전무는 "삼성SDI는 헝가리와 2001년부터 비즈니스 관계를 맺어와 2016년부터 배터리 제조를 시작했다"며 "헝가리 공장이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설비가 되도록 확장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2016년 부다페스트 인근 괴드 지역에 헝가리 공장을 착공하고 작년 말부터 본격 가동해왔다. 공장 건설에 약 4000억원을 들였으며 연간 생산량은 전기차(EV) 5만대 수준이다. 가동 후 1년도 안 된 올 초부터 추가 투자금을 집행해 증설에 돌입했다. 투자 규모는 약 5600억원으로 알려졌다.

 

삼성SDI의 잇따른 투자는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에 대응하고 배터리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수익성 없는 성장은 사상누각"이라며 "우리가 추구하는 성장은 단순한 규모의 성장이 아니라 질 높은 성장"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SDI는 유럽에서 BMW와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작년 말에는 독일 배터리 시스템 업체인 BMZ그룹과 장기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5년 동안 10억 달러(약 1조1300억원)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한다. 볼보그룹이 출시하는 차세대 전기트럭에도 삼성SDI의 배터리 셀과 모듈이 들어간다.

 

지난달 아카솔(Akasol)에도 배터리 셀과 모듈을 공급하기로 했다. 아카솔이 삼성SDI의 배터리 셀과 모듈을 조립해 팩을 만들고 이를 완성차 업체에 납품한다.

 

현지화 전략으로 경쟁력도 확보한다. 중국 CATL이 독일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LG화학도 유럽에 제2 공장을 검토하는 등 경쟁사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만큼 유럽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선 공장 증설이 필수적이란 판단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유럽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국내 업체 중 1위는 LG화학(35.8%)이며 이어 삼성SDI(13.8%), SK이노베이션(6.3%) 순이다.



오소영 기자 osy@maei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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