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날개 단 SK하이닉스, 반도체 '업턴' 올라탔다… D램 ‘끌고’ 낸드 ‘밀고’

2024.04.25 22:23:10

1분기 사상 최대 매출, 전년比 144%↑…영업이익 흑자전환
HBM 공급 확대·기술 개발 '속도'…공급 과잉 우려는 '일축'
"D램과 낸드 재고 모두 감소…연말에는 빡빡한 수준까지 갈 것"

[더구루=정예린 기자] SK하이닉스가 약 1년 간 이어진 다운턴(하강 국면)에 마침표를 찍고 반도체 호황기 재현을 자신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프리미엄 D램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데다 낸드플래시도 적자 탈출에 성공한 덕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25일 열린 올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시장 규모는 과거 호황기에 버금가는 수준까지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메모리 완제품 재고는 보수적인 판매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생산량 웃돌며 D램과 낸드 모두 감소했다"며 "연말에는 빡빡한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사장이 언급한 호황기는 2018년을 뜻한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연간 매출 40조4451억원, 영업이익 20조8438억원을 기록했다. 데이터센터향과 고성능 모바일 기기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며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메모리 업계가 모두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었다.

 

김 부사장은 "메모리 시장은 AI 수요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우호적인 수급 환경으로 업계의 수익성이 개선되며 본격적인 회복 사이클에 진입했다"며 "하반기부터 PC, 모바일, 일반 서버 등 전통적인 응용처의 수요가 개선되며 메모리 수요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메모리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HBM 공급 확대와 차세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 우선 지난 3월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HBM3E 8단 제품 램프업(생산량 확대)을 추진해 공급을 늘린다. 올 3분기까지 HBM3E 12단 제품 개발도 완료한다는 목표다. 

 

김규현 D램 마케팅 담당은 "HBM3E 12단 제품은 고객 요청 일정에 맞춰 개발을 완료 후 고객 인증을 거쳐 내년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HBM3E는) 가까운 시일 내 HBM3와 비슷한 수준의 수율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HBM3E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생산능력(CAPA)을 끌어올리고 있고, 수율과 품질 개선 등 생산성 확대에 전사적 노력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경쟁사 대비 더욱 경쟁력 있는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HBM 공급 과잉 우려는 일축했다. 김 담당은 "2024년 이후 HBM 시장은 여전히 AI 성능 향상을 위한 매개변수(파라미터)와 최종 고객단 유스 케이스(활용 사례) 증가 등의 요인으로 급격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SK하이닉스는 기존 고객, 잠재 고객들과 함께 2025년과 그 이후까지 장비 리드타임 등을 고려해 장기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일부 범용 제품군을 중심으로 공급 부족 현상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프리미엄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1분기 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완제품 재고는 1분기 보수적인 판매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생산량을 상회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D램과 낸드 모두 감소했다"며 "올해는 선단 공정 제품 중심으로만 생산이 확대되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재고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레거시 제품의 재고는 하반기로 갈수록 소진 속도가 가속화돼 연말에는 빡빡한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뚜렷한 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투자 기조도 1분기 만에 '축소'에서 '확대'로 방향을 틀었다. 실제 전날 신규 팹인 청주 M15X를 D램 생산기지로 낙점했다. 5조3000억원을 투자해 건설을 가속화한다. 중장기적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미국 인디애나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등 미래 투자도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김 부사장은 "경쟁력 있는 제품 위주로 시장의 리더십 유지와 신규 기회 포착에 필요한 필수 투자에 우선순위를 두고 투자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 투자 규모는 연초 계획 대비 다소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매출 12조4296억원, 영업이익 2조886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창립 이래 1분기 중 최대, 영업이익은 2018년 이후 두 번째 높은 수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D램과 낸드 사업 모두 나란히 성장 곡선을 그린 것이 주효했다. D램은 HBM 등 AI 메모리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AI 서버향 제품 판매량을 늘렸다. 작년 4분기까지 적자를 냈던 낸드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프리미엄 제품인 기업형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판매가 확대되고 낸드 가격(ASP)도 전분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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