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공정위 조사 시작하자 협의회 탈퇴?…"2개 협의회서 빠진다"

-지난 6월 동남아정기선사협의회, 한국근해선사협의회에 탈퇴 통보
-황해정기선사협의회는 유지…한중 항권 유지위한 조치로 풀이

 

[더구루=길소연 기자] 현대상선이 선별적으로 협의회를 탈퇴해 눈길을 끈다. 

 

현대상선이 먼저 동남아정기선사협의회(동정협)와 한국근해선사사협의회(한근협)에는 탈퇴를 통보하면서도, 한중 항로를 맡은 황해정기선사협의회(황정협)는 가입 상태를 유지해 선별적 탈퇴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 6월 동정협과 한근협 측에 멤버십 탈퇴를 통보했다. 이들 단체는 동남아 및 한일 항로 정기선사가 모여서 협의하는 기구체이다. 현대상선이 탈퇴 통보를 철회하지 않는 한 최총 탈퇴 처리는 이달 내 확정된다.

 

현대상선의 탈퇴는 최근 선사들과 협의회를 상대로 실시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조사가 시작되면서 결정됐다.  

 

공정위는 지난해 동남아 항로 쪽에 수출입 하는 화주에게 선사가 과한 운임을 부르면서 가격담합 의혹이 제기돼 조사에 나섰다. 동남아 항로에서 시작된 가격 담합 조사는 한중 항로와 한일 항로까지 확대된 상태다. 

 

실제로 지난 2002년부터 동남아 항로를 맡은 동남아정기선사협의회와 한일항로를 맡은 한근협이 꾸준히 운임을 인상해 화주의 반발을 샀다. 최근에는 수요 부진에 공급 과잉이 과열되면서 해상운임이 하락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한 운임 인상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의 선별석 탈퇴 행보는 향후 글로벌 공정위 조사를 피하면서도 한중 항로 항권 확보를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국내 공정위에서 문제가 되면 미국과 호주, 일본 등 해외 공정위에서 반독점 조사로 벌금을 부과할 수 있어 글로벌 해운업에 지장이 생긴다. 

 

또 한중 항로 취항선사협의체인 황정협(황해정기선사협의회)은 탈퇴 순간 한중 항로 항권을 잃게 된다. 

 

항정협은 가입과 동시에 한중 항로 항권을 확보하게 되고 타 회원사와 공동운항이나 선복교환 등 다각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상선이 황정협 가입을 유지하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이다. 

 

현대상선의 탈퇴 통보에 동정협과 한근협에 가입된 다른 선사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현재 2개 협의체에는 현대상선을 포함한 약 14개 선사가 가입됐다. 그들도 공정위 조사가 들어가면 입장이 곤란해지는 건 마찬가지인데 현대상선만 선도적으로 발을 빼 입장이 애매해졌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탈퇴로 남은 선사의 입장이 곤란해졌다"며 "공정위 조사가 본격화되면 협의회는 없어질 확률이 높다. 다른 방안을 내세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협의체 탈퇴가 공정위 조사 압박보다 강화되는 공정거래법 준수를 명목에 따른 조치라는 입장이다. 예전부터 가입 후 활동을 유지해왔지만, 공정거래법이 강화되면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 독자적 탈퇴를 결정했다는 것.

 

게다가 동정협과 한근협을 탈퇴해도 현대상선에 우려되는 피해 사항이 적어 공정위 조사를 명분으로 탈퇴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건전한 공정거래질서를 확립해 나가고자 지난 6월 협의체 측에 탈퇴를 통보했다"며 "글로벌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에 가입도 하고 정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탈퇴를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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