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내년 선복량 공급과잉 우려…수익성 악화 전망

선대 증가율이 수요 증가율 크게 옷돌며 수급 불균형 

 

 

[더구루=길소연 기자] 해운업계에 내년부터 신조선이 차례로 공급되면서 선복 공급과잉 우려가 나온다. 신조선 인도량은 증가하지만, 물동량의 상승폭은 크지 않아 선대 증가율이 수요 증가율을 크게 옷돌며 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컨테이너 운송 컨설팅업체 베스푸치 마리타임(Vespucci Maritime)은 지난달 28일부터 29일까지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11회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BIPC)'에서 내년 이후 해운시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라스 옌센(Lars Jensen) 베스푸치 마리타임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선사들의 과도한 선박 발주로 인한 공급과잉이 전망된다"며 "수요를 크게 초과하는 선박의 공급이 선사들의 운임협상력을 약화시키고 공급과잉으로 인한 유휴선박이 발생해 경영이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9년간 해운불황이 지속되다 선사들이 2014년 2만TEU급의 초대형선박을 발주하며 공급과잉된 점을 언급했다. 

 

라스 엔센 CEO는 "선박을 구하지 못해 물류비가 천정부지로 치솟던 당시 상황과는 정반대로 내년에는 발주한 선박들이 차례로 시장에 공급된다"며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더 탄력적인 공급노력과 대응으로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해운시장에 컨테이너선 공급과잉으로 수급 불균형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내년 컨테이너선 공급량 증가율이 10% 내외로 수요를 크게 웃돌 것으로 관측했다. 김병주 KMI 전문연구원은 "내년 신조선 인도량이 약 294만TEU, 해체량은 40만~60만TEU 내외를 기록할 것"이라며 "내년에 인도되는 신조선이 전체의 약 85%에 달해 공급 과잉이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석주 한국해양진흥공사 해운정보팀장은 지난 6일 한국해운협회에서 개최된 '글로벌 해운시황 동향 및 전망' 세미나에서 "지난 10월 기준 컨테이너 선대는 2723만TEU이며, 현재 운영 중인 선대의 27.4%에 달하는 727만TEU 규모 신조선 발주물량이 대기하고 있다"며 "내년 해운 물동량 증가폭은 3.7%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선박 공급은 이를 훨씬 상회한다"고 우려했다.

 

싱가포르 해운·항만 분석기관 라이너리티카(LinerLytica)에 따르면 현재의 컨테이너선 인도량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이같은 공급 과잉 현상이 앞으로 약 2년간 이어질 예정이다. <본보 2023년 10월 8일 참고 '컨선 하루 한 척 꼴로 인도'…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선대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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