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 건조기 없는 70% 잠재 수요 노린다

대용량 히트펌프 최적 설계…단독 건조기와 동일한 성능 발휘
1등급보다 40% 더 낮은 소비전력·AI 기술 강점
비스포크 AI 콤보, 낮은 건조기 보급률 상승 이끌 것

 

[더구루=오소영 기자] "일체형 세탁·건조기의 편견을 깼다."

 

삼성전자가 3년 동안 공들인 '비스포크 AI 콤보'는 한 줄로 정리된다. 10여 년 전 세탁·건조기 시장의 대세였던 일체형 제품은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 단독으로 건조기를 쓸 때보다 건조 기능이 떨어진다는 우려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분리형 제품으로 갈아탔다. 

 

삼성은 과거 경험을 반영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변신을 꾀했다. 단독 건조기와 동일한 성능을 구현하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며 인공지능(AI) 기술도 더해졌다. 한국을 넘어 2분기 글로벌 무대에 데뷔하며 일체형 세탁·건조 시장의 부활을 이끈다.

 

삼성전자는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소개했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세탁 용량 25kg, 건조 용량 15kg의 일체형 제품이다. 삼성전자가 3년 동안 공을 들여 개발했다. 지난달 24일 출시 이후 사흘 만에 판매량 1000대를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판매 전 받은 사전 알림 신청은 1만 건이 넘었다.

 

이무형 DA사업부 CX팀장 부사장은 "지난해 세탁기는 100만대, 건조기는 83만대가 팔렸으나 건조기 보급률은 30% 정도다"라며 "건조기 보급이 낮은 이유는 두 가전을 모두 설치하기에 공간이 부족한 소비자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제품(비스포크 AI 콤보)이 건조기 보급률을 높여주며 상당한 수요를 저희가 가져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이 흥행을 자신한 이유는 △강력한 건조 성능 △에너지 소비량 감소 △AI 기능에 있다.

 

먼저 비스포크 AI 콤보는 국내 최대 건조 용량을 갖췄다. 수건 50장(6kg)에 해당하는 분량을 일반 건조기 수준으로 건

조할 수 있다. 셔츠 17장에 해당하는 분량(3kg)은 99분 만에 세탁·건조가 가능하다. 이는 세탁기와 건조기 단일 제품을 쓰는 소비자들이 동일한 양으로 세탁을 할 때 걸리는 시간과 동일하다. 이 부사장은 "기술이 발전하며 향후 80분대, 70분대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건조 성능을 향상하고자 고효율 인버터 히트펌프를 갖추면서 일반 21kg 건조기와 동일한 크기의 대용량 열교환기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순환하는 공기의 접촉 면적을 월등히 넓혀, 빨래가 더욱 잘 마를 수 있도록 했다.

 

건조기 하단에 있던 히트펌프(컴프레서+열교환기)를 상단, 상단에 있던 세제 자동투입 장치는 하단으로 재배치했다. 하드웨어의 혁신으로 설계 공간을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에너지 효율도 극대화했다. 세탁은 찬물에서 빠르고 깨끗하게 빨래를 할 수 있게 하는 '에코버블' 기술, 건조는 고효율 히트펌프를 적용했다. 1kg당 소비전력량이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최저 기준보다 40% 낮다.

 

다재다능한 AI 구현도 비스포크 AI 콤보의 경쟁력이다. 7형의 대화면 스크린과 고성능 칩, 타이젠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연결성이 강화됐다. 대화면 스크린으로 전화를 받고 영상 콘텐츠를 즐기며 갤럭시 S24와 연동해 S24의 번역 기능을 쓸 수 있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한국을 시작으로 이달 미국에 출시된다. 2분기 안으로 글로벌 무대에 데뷔할 예정이다. 이 부사장은 "유럽은 국내보다 작은 폭의 가전을 선호해 설치 환경이나 히트펌프 수용도에 대한 우려가 있다"라면 "그럼에도 에너지 효율성과 편의성 등을 내세우며 시장을 바꿔가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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